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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민사뉴스]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기업에는 어떤 비밀이 있을까?

[트민사뉴스 정인호 칼럼니스트] 지난 2023년 말, 미국의 세계 최대 규모의 브랜드 컨설팅 회사인 인터브랜드(Interbrand)는 글로벌 브랜드 순위를 발표했다. 1위는 11년 연속 애플이 차지했다. 애플은 전년 대비 4% 증가한 5,026억 달러(약 74조 원)로 브랜드 가치가 5,000억 달러를 돌파한 첫 번째 브랜드가 됐다. 뒤를 이어 MS, 아마존, 구글이 2, 3, 4위를 각각 차지했다. 삼성은 전년 대비 4% 증가한 914억700만 달러를 기록하며 5위에 랭크되었다. 

 

매년 발표되는 글로벌 브랜드 순위를 통해 우리는 어떤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까? 전체 브랜드 가치 증가율은 지난해 증가 이후 크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기업의 개별 면면을 보면 성장하는 기업은 여전히 강한 모습을 보인다. 숙박업 대기업 에어비앤비는 일하는 방식의 다양성을 도모하는 ESG 경영을 통해 2023년에 여덟 단계나 상승하면서 가장 크게 성장한 브랜드가 되었다.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애플과 아마존, MS, 구글역시 고객의 니즈를 뛰어넘는 다양한 즐길 거리와 편리함을 제공한다. 이 기업들의 공통점은 바로 확고해진 카테고리별 경계를 과감하게 허물고 확장하는 전략을 펼친 것이다.

 

1949년은 폭스바겐이 미국에 처음 진출한 해이다. 이 해에 폭스바겐이 미국에서 판매한 자동차는 몇 대였을까? 놀랍게도 단 두 대뿐이었다. 당시 미국의 자동차 시장은 크고 힘세고 화려한 디자인의 차가 잘 팔리던 시대였다. 반면 폭스바겐의 차는 작고 보통의 힘과 평범한 디자인이었다. 그런데 폭스바겐은 딱정벌레처럼 짧고 땅딸막한 비틀을 출시한 후 생산이 중단될 때까지 무려 2,250만대를 판매했고, 역사상 최고의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폭스바겐이 찾아낸 카테고리는 ‘크기’였다. ‘작게 생각하세요(Think small)’를 주 테마로 삼아 역사상 가장 확실한 포지션을 획득했기에 미국인의 상식을 완전히 뒤엎을 수 있었다. 이것이 ‘카테고리의 법칙’이다.

 

카테고리 법칙의 핵심은 ‘CEP(category entry point)’라는 개념이다. 예를 들어 ‘간단히 먹는 점심메뉴’를 생각했을 때, 소비자들이 가장 먼저 ‘빅맥’를 떠올리며 맥도날드 햄버거를 산다. 코카콜라는 소비자의 마음속에서 ‘콜라’라는 CEP를 차지한 단어이며, 레드불은 ‘에너지 드링크’라는 CEP를 차지한 하나의 단어다. 풀무원은 ‘자연은 맛있다’라는 상온보관이 가능한 생라면을 출시하여 시장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끌어낸 것은 ‘생라면’이라는 새로운 CEP를 창출했다.

 

그런데 브랜드 가치를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기업은 사회 통념(CEP)으로 굳어진 카테고리 경게를 과감하게 허물고 확장하는데 거침이 없다. 즉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먹거리를 항상 고민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럼 굳어진 카테고리의 경계를 허물고 확장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고객이 우리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을 때, 그들이 시간과 자원, 노력을 어디에 쓰는지 분석해야 한다. 자동차 제조업의 경우 자동차를 타고 호텔이나 멋진 레스토랑을 방문한다. 호텔이나 레스토랑은 자동차를 이용하지 않는 시간이다. 하지만 자동차와 연계된 산업이다. 이런 경우 호텔이라 레스토랑 브랜드 확장을 고민해 볼 수 있다. 자동차도 하나의 패션이기 때문에 패션사업 진출도 고려해 볼 만하다. 페라리의 경우 고객이 하루를 온전히 페라리라는 브랜드와 함께 할 수 있도록 카발리노 레스토랑, 마라넬로 빌리지 호텔 사업, 패션사업뿐만 아니라 e스포츠 산업에도 진출해 소비자의 경험을 확장시키고 있다. 네이버에서 검색기능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카페나 블로그를 통한 취향 공감 및 창작활동, 웹툰과 웹소설, 쇼핑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네이버 공간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방식과 같다.

 

새로운 먹거리 창출 전략을 고민한다면 고객이 당신의 브랜드와 더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을 전개해보기 바란다. 단 기존 사업과의 연관성이 있어야 함을 잊지 말라.


◉ 함께 읽으면 좋은 책 : 

- 《브랜드 설계자》, 러셀 브런슨 저자
- 《보랏빛 소가 온다》, 세스 고딘 저자
- 《다시 쓰는 경영학》, 정인호 저자

 

 

글. 정인호 GGL리더십그룹 대표(ijeong13@naver.com)

본 칼럼은 <트민사뉴스>에 게재되었습니다.